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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연구자가 본 주전장 뼈 때리는 조크로 답 찾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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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전장>, 개봉 7일째 1만 관객 돌파... SNS 관람평도 이어져

[오마이뉴스 신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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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전장> 포스터.
ⓒ 시네마달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주전장>에 대한 유명 인사들의 관람 후기가 SNS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위안부 문제 연구자들의 관람평이 눈에 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주전장>은 개봉 1주일 만인 8월 1일 오전 기준 누적관객수 1만 182명을 기록했다. 이는 저예산 다큐멘터리 영화로선 적지 않은 숫자다. 한일 갈등이 장기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2시간 넘는 러닝타임, 자료 사진도 별로 없고 거의 인터뷰로만 이어지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고, 몰입하게 된다"라며 "일본 우익들이 왜 일본군 성노예의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는지에 대한 집요한 추적인데, 곳곳에서 그들의 인식을 거침없이, 가감없이 듣게 된다"고 감상평을 밝혔다. 

박 소장은 <주전장>을 두고 "생동감 있는 인터뷰로 그들의 놀라운 인식을 충격적으로 접하는 것"이라며 "다시 보고 싶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주전장>에 출연한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7월 18일 페이스북에 "사실 큰 기대를 안 했다. 그런데 너무 좋았다"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왜 해결되지 않는지,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척'하면서 근본적으로 들춘다"고 호평했다. 이 교수는 "성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 제국주의, 식민주의, 천황제의 민낯을 천천히, 그러나 깊숙히 찌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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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서울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주전장 인디토크'에서 미키 데자키 감독이 말하고 있다.
ⓒ 시네마달

 
<제국의 위안부>의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도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주전장 인디 토크'에서 관람평을 전했다. <주전장>에 인터뷰이로 출연한 뒤 이날 영화를 처음 봤다는 박 교수는 "굉장히 좋은 테마의식이고, 전체적으로 위안부 문제, 전후 현대 일본에 대해 초심자들이 잘 알 수 있는 내용이어서 수고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칭찬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영화 속 편집방식이 자신의 주장에 대해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교수는 "내 책은 영화 속 양쪽의 입장을 모두 비판하는 책이다. 영화의 편집방식을 보면 저 다음에 윤미향씨가 나와서 위안부 문제가 국가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마치 나는 국가 책임이 없다고 말한 것처럼 보여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영화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듣고 조금 불안하던 터에 (영화를 보고)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고 부연했다.

영화에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제국의 위안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고, 위안부 문제가 일본의 국가책임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등장한 박 교수는 '피해 여성들 중엔 가족을 위해 희생한 분들도 많았다'며 당시 식민지 조선의 가부장제를 비판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2013년 출간된 <제국의 위안부>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박 교수는 해당 책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운동단체를 비판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엔 제국주의뿐 아니라 여성을 억압해온 한국의 가부장제와 가난에도 원인이 있음을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후 위안부 피해자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으나 1심에선 무죄를, 항소심에선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박 교수의 의견에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이날 "박유하 교수의 인터뷰를 영화에서 쓴 것은 한국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 안에서도 각각 관점이 다른 어떤 갈등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관점에서 편집을 했다. 영화를 본 인터뷰이들로부터 (영화 속에 나온 것은) 본인이 하려던 말의 전부는 아니었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 한계는 있지만 나름대로 균형감을 잡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영화는 위안부 문제를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입문서 격의 영화다. 좀 더 알고 싶다면 박유하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를 포함해 다른 책들을 보는 것을 강하게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답을 내리기보단 찾아가는 다큐, 흥미로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집인 <끌려가다, 버려지다, 우리 앞에 서다 1>을 공동저술한 강성현 성공회대 열림교양대학 교수는 미키 데자키 감독을 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에서 열린 한 위안부 문제 발표회에서 직접 만났던 일화를 소개했다. 

강성현 교수는 지난 7월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회가 끝나고 찾아와서 여러 질문을 던진 대학원생이 미키 데자키였다. 짧은 머리, 도전적인 눈빛, 유창한 영어... 유튜브에 가득한 위안부 혐오 영상 콘텐츠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전하면서 '다른'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면서 "그는 서울대 팀이 조사한 미국 자료들의 제공과 이에 대한 분석에 도움을 받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선 "수정주의자·부정론자의 민낯을 드러내되 지금처럼 비판적인 연구자·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적절히 대치 편집하고 감독의 질문과 '뼈 때리는' 조크를 섞어가며, 답을 내린다기보다 답을 계속 찾아가는 지금의 다큐가 훨씬 흥미롭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영화에서 다룬 미군의 '일본군 포로 심문보고서 제49호'(일명 요리치 보고서, 미군이 사로잡은 위안소 주인 부부와 이들이 거느린 위안부들을 신문한 자료)에 대한 감독의 이해가 다소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부연했다. 

영화는 미얀마 전선에서 붙잡힌 포로들을 신문하고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일본계 미국인 병사로, 그의 위안소 제도와 위안부에 대한 얕은 인식과 편견이 보고서에 그대로 드러났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영화에서 제49호 보고서에서 쓴 '매춘부'(prostitute)라는 표현을 비판없이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데, 강 교수는 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강 교수는 글에서 "1944년이 되면서 미군도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깊이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용어도 'prostitute'(매춘부) 대신 'comfort girl'(위안부)을, 'brothel'(유곽) 대신 'comfort station'(위안소) 등을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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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전장>에 인터뷰이로 출연한 요시미 요시아키 일본 주오대 교수.
ⓒ 시네마달

   
그는 그러면서 "다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주전장'이 되어가는 미국, 미국인들에게 '위안부' 제도의 역사, 이 제도를 통한 조직화된 전시 성폭력을 여성인권과 평화의 맥락에서 보편적으로 설명하는 것 못지않게 전쟁 당시, 그리고 전후에 미국의 인식과 이해가 어땠는지, 김학순 할머니 증언 이후에는 어떻게 인식했는지, 이 문제의 역사와 운동에 대한 현재 미국의 인식과 이해는 어떠한지 파고들고 설명해주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고 감독에게 당부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도 같은 날인 7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았던 부분은 (i) 위안부 모집에서 조선인 중개업자가 개입되어 있었더라도 일본 정부의 책임이 면해지지 않는다. (ii) '강제성'은―영화 속 아베 총리의 답변처럼―집에 군인이 들이닥쳐 끌고 갔을 때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 여성의 '자유 의지'에 반할 때 인정된다"라고 썼다.  

조 전 수석은 계속해서 "(iii)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iv) 당시 '위안부' 모집과 운영은 당시 일본 정부가 가입했던 국제조약을 위반하였다는 점 등을 분명히 하였던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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